여장 쇼타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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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진 정리를 하다가 두장의 게임 스크린 샷을 찾았다.

그 스샷에 얽힌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것은 내가 마비노기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나는 게임을 시작할때 나와 비슷한 체형의 남캐를 만들려고 했지만, 마비노기 특성상 괜찮은 남캐 옷은 뉴비가 사기엔 너무나 비쌌고. 나는 현실과 타협해 내 캐릭터를 로리로 만들었다.

당시 나는 나이도 성별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광장에서 매일같이 누나들과 수다를 떨다 보니 다들 날 여자로 알더라.

로리 캐릭터 꾸미면서 귀여운건 전부 수집하고 다닌 것 도 한몫 했고.

그렇게 반년정도 게임을 즐기고 내 캐릭터에 애정이 붙은 나는 남캐를 하고 싶었지만 귀여움은 포기하지 못했고.

열심히 게임해서 번 돈으로 기묘한 애프터눈 티 아바타를 구매했다.

https://image.shelter.id/u/G8uZQMQV3SbLxkc73bffnBOFSE42/images/1686803339441_9da8e12c-8e78-4134-9ab4-67770aabf315.jpg

사진은 내 과거 행적이 두려워 인터넷에서 다운받았다.

헤어스타일과 염색마저 당시 내 캐릭터와 비슷하다.

마비노기의 기묘한 아바타에는 한가지 특징이 있는데.

원본 아바타와 디자인은 똑같지만 착용 가능한 성별이 반대다.

그래.. 나는 쇼타 캐릭터를 열심히 꾸미고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변태였다.

근데 아무도 날 변태취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들 귀엽다고 쓰다듬어주고 선물을 주더라.

난 키 190찍은 남고생인데 자캐 덕질 하다가 의도치 않은 넷카마 짓거릴 하게 됐다.

성별 논란은 커녕 오히려 지인들이 다른게임 같이 할때 나보고 애교부려달라고 난리를 쳤지.

미친누나들 진짜.

그렇게 인게임에서 고양이도 키우며 귀엽게 놀던 어느날 짐정리를 하다 앨범을 발견했고.

난 내 취향의 원인을 발견했다.

여장 쇼타 취향의 시작은 바로 우리 엄마였다.

내가 자캐 덕질 하던 수준은 너무 갔고.

머리에 삔 꽂고 여자애 처럼 이쁘게 꾸미고 포즈도 취하며 사진을 찍었더라.

그 사진을 보고 떠오른건 나에게 "이쁜짓" 이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들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이었고.

취향마저 유전된다는 사실에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돈을 많이 번 나는 키큰 남캐를 만들고, 2년동안 멋진 단벌신사로 지냈고.(가끔 룩만 보고 날 알아보더라)

그시절 나와 함께지낸 사람들은

서버 최초 칭호를 가진 사람이었고.

내가 도와준 뉴비는 마비노가 유명 유튜버가 되었고

날 귀여워하던 누나는 유명 요리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더라.

그리고 난 색매치도 안된 빤지 눈갱룩 변태로 잠깐 유명해졌다.

마비노기가 갓겜되도 난 과거의 업보들이 두려워서 복귀 못한다.

  1. 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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