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라홍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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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라홍 입니다.


지난 7일 방송을 끄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긴 생각에 마침표를 찍으며, 여태까지 많이 사랑해주신 홍랑이 분들께 전할 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저는 사실 어릴때부터 천성 자체가 사람들 다 따라가는 유행도 따라가지 않고,

유튜브나 최신 밈에도 딱히 관심이 없었습니다.

유행에 따르지 않고, 항상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유니크함을 강조하며 살아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상 호의적으로 먼저 다가왔기에, 요즘은 무엇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흥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방면의 문화에서 뒤쳐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유행을 선도하는 방송인이 되었습니다.

단기간에 넘치는 정보들을 듣고 보게 되었는데,

모르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정말 아주아주 많았어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것들과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것들의 끝없는 등장에,

나는 방송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런 생각을 계속해서 하면서도 저는 방송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방송을 켜면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인사를 하며 들어옵니다. 현생에서도 저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외적인 부분에 매력을 느껴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속마음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정작 가까운 지인들은 현생에서 먹고살기 바쁘고, 거리도 멀어서 한번 시간 맞추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근데 방송을 켜면 내가 어떤 사람이든 신경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고, 부담스러운 질문 없이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방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즐거움'입니다.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해 방송을 시작 한 것은 아니었지만, 초반에는 후원이 들어오지 않는 날에는 현실적인 부분에 신경이 쓰이고, 시청자 수에 집착하다보니 부담이 되고, 잠시 방송이 즐겁지 않다고도 느꼈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택배를 시작한 이유도 있습니다. 당시에 방송에는 최대한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생계를 이어 나가는데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택배를 다니며, 연습실에 오가며 방송을 하다보니 몸은 지치지만, 방송이 다시 즐거워 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방송을 즐겁게 오래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최근에 기존 계약 되어 있던 소속사와의 법적인 문제 등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서 생활이 더 어려워 졌습니다. 내가 좀 더 발로 뛰어서 매꾸면 된다고 생각하고 정신차리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점점 더 꼬이게 되고, 안 좋은 일은 한번에 몰려오는지 몇 가지의 크고 작은 일들이 더 생겼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멘탈이 많이 무너지게 됐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역에서 지원해주는 정신건강 상담을 통해 심리 치료를 일부 지원 받을 수 있는 여러가지 루트를 알게되었습니다. 현재는 약물 복용을 하며, 병원에도 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방송에서 말하기에는 분위기도 쳐지고,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며 귀한 여가 시간에 제 방송을 들어와주는 랑이들에게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불편감을 느끼게되는 방송으로 남고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밝게 이야기 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그러다보니 방송하는 순간 만큼은 저도 잠시 현실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몇번 랑이들 덕분에 제가 더 행복하다고 고맙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정말 진심이었어요.


이사부터해서 다양한 현생의 변화와 사건들의 연속이었고, 그와중에 제가 가진 능력에 비해 갑작스럽게 몇 소속사의 러브콜을 받게 되면서 머릿속이 정말 복잡했습니다. 왜 하필 이런 타이밍인지,,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모션을 취해야 할지. 생각과 고민이 많았습니다. 정신없는 현생에서 하나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급한불 먼저 끄자.'라는 생각으로 현생의 일을 처리하기 바빠, 방송영상 편집하는것을 미루다 보니, 지금의 저는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무조건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던것은 아니라 국비지원으로 영상편집을 배우고자 알아보고 상담도 했었지만, 일이 점점 쌓이다보니 시작할 엄두가 쉽게 나지 않았고, 막상 시작하려하니 편집 프로그램 사용능력 미흡으로 편집 프로그램 및 장치의 작은 오류 및 버전이 달라 열리지 않는 소스 파일 등에도 인터넷을 한참 찾아보고, gpt에게 물어도 봐가며 진땀을 빼기 일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과물에 비해 너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더 늦어져서 실망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해, 원래 쓰던 편집 프로그램을 버리고, 프리미어 프로를 연간 결제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편집했지만, 결국 다 하지 못해서, 간단한 게임 풀영상만 올리게 되었습니다. 편집을 하다보니 방송시 저의 말투나 사소한 습관같이 쉽게 캐치할 수 있는 개선할 점들이 보였습니다. 너무 늦게 알게되어 부끄러웠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타이밍이 야속하게도 마침 그날 저녁 시청자들은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참아왔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따끔한 훈수에 속상했던건 사실입니다. 차라리 며칠 전에 회초리를 맞았다면, 덜 억울했을텐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개 뿐이었습니다. 더 나은 모습으로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나가는 것과, 여기서 포기하는 것. 저는 방송을 접을 생각이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방송이 좋습니다. 제가 이렇게 긴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이만큼 사정이 있었으니 너무 뭐라하지마라 보다는. 지금 이렇게 풀어놓지 않으면, 랑이들과 오해만 더 쌓이고 점차 멀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게 내 허물을 모두 벗어 놓아야 비로소 진실 된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편집 기술이 미흡한 것과,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고, 정보가 부족한 것들 등등 방송에 관련해서 잘 모르는 것들 등등 저의 부족한 점들은 신입 스트리머라서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데뷔 전에 어느 정도 배우고 가다듬었어야 하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일이 닥치고서야 깨닫는 어리석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모두의 가치관이 같지 않고, 모든 의견을 수용할 수는 없을지라도, 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려 노력하며 더 나은 스트리머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시청자 분들도 선을 넘는 발언이나 스트리머의 정체성을 흔드는 발언을 지양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방송의 부족한 점이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 방송 중 채팅창이 아닌 [의견있어요] 게시판에 비밀글로 올려주시고, 추후에 컨텐츠로 사용하게 될 수 있으니, 추후 방송에서 공개 가능한지 여부를 같이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몇년 전 스타트업 크루의 멤버로서 몇개의 가게를 운영 관리 할 때 쯤, 상권 분석 및 경영 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쯤 우연히 보게 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부천의 한 피자집의 젊은 사장님은 방송 이후 너무 바빠져서인지 위생 및 손님응대, 매장 관리가 잘 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때 백대표님께 아주 많이 혼났던거로 기억합니다. 이번에 문득 이런 일이 있고나서, 지금의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장님은 그날 즉시 영업을 중단하고 며칠간 대청소를 하며 새 마음으로 새 단장을 했었죠. 그때 그분도 정신을 차려보니 애정을 가지던 매장이 예전과 다르게 엉망인 모습을 보고, 열심히 하고있다고 믿었던 본인이 정작 열심히 하고 있던게 아니라는 것을 문득 느끼며,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저도 새 마음으로 새 단장 해서 더 나은 모습으로 4월 19일인 토요일(열흘 뒤)에 돌아오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어 감사합니다.



2025년 04월 09일 오전 04시 06분 올림.


 






  1. 더 좋은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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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0일뒤! 좋은 모습으로 다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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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라홍님 방송이 좋아요 즐거운 방송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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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항상 열심히 하고 계셨어요. 마음 잘 추수르고 돌아오세요. 보고 싶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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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며칠간 고민하셨던게 보이네요ㅠㅠ 10일간 보고싶을거에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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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다시 돌아오신다니 다행이네요 열흘 뒤 웃으면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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