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절)기묘한 사연일수도 있을 썰 2개
올 4월 즈음 가족끼리 일본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죠
여행시간상 교토에서 2박을 다 마치고 오사카의 호텔에 체크인할 때였습니다
교토에 있을 땐 BNB를 이용해 가정집같은 숙소에서 넓게 생활하고 체크인아웃도 굉장히 널널했지만 호텔은 아무래도 그런 거랑 거리가 있었고, 무엇보다 예약 사이트가 달랐습니다
어쨋건 일본어 영어 둘 다 안되시는 네이티브 코리안 부모님 대신 영어와 개미 눈꼽에 달린 벼룩의 먼지보다도 못한 엉터리 일본어 20단어만 가진 체 모든 의사소통은 제가 담당했는데 다행히 호텔은 영어가 잘 통하는 장소죠
그래서 예약자명을 대고 여권까지 다 드렸는데 직원분이 한참 동안이나 모니터를 보며 '아 씁 이상하다 이거 뭐지' 하는 표정으로 계속 보고있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체크인에 5분 이상 걸리는 거면 문제가 있는 거다 보니 무슨 문제 있냐고 물어봤고, 그때 청천벽력같은 한마디가 들렸습니다
[죄송하지만 고객님의 성함으로 등록된 예약이 보이지 않습니다.]
?????????????
이게 머선소린가 싶어서 엄청 당황하고, 당연히 뒤에서 당황한 제 제스쳐가 눈에 보이신지라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는 부모님까지 잠시 상대한 다음 해당 예약사이트에 예약된 영수증과 예약번호를 다시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뭔가 상급자처럼 보이는 직원까지 그세 붙어서 한참을 찾아보다가 둘 다 갸웃거리는 걸 보고 뭔가 일이 잘못꼬여도 단단히 잘못꼬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상급자가 저에게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그게, 제시해주신 예약번호와 영수증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시된 여권과 예약자명이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 갑자기 하나의 가설이 머리에 스친 겁니다
예약사이트 가입하기 귀찮다고 구글 계정이랑 연동시켰던 그 때의 일이 말이죠
그리고 한글 명으론 제 이름이 제대로 기입되어 있지만 영문명은 제 닉네임인 Ringer dear 라고 기입되어 있는 구글 계정....
그래서 혹시 싶어서 다시 말했습니다
[저...혹시 예약자 명이 Ringer dear로 되어있나요?]
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반색하시면서 맞다고 하셨습니다.
그자리에서 구글 계정으로 예약했는데 제 본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예약자명이 잡힌거 같다고 설명하니까 다행히 그냥 넘어가주시더라고요.
여러모로 기묘했습니다
+
호텔 체크인 후 근처 관광과 저녁까지 먹고 호텔가는 길에 제 가방을 식당에 놓고갔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다행히 길은 다 알고 있었기에 부모님 먼저 보내드리고 전 다시 되돌아가 가방을 무사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가 호텔 가는 길은 알았는데 정작 갑자기 호텔 층수와 호수가 기억이 안나는 거였습니다! 거기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로비에 있는 직원도 한명도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었던 겁니다!
설상가상 E심으로 갈아끼워 카카오콜로 연락이 닿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지도+연락 당담인 제것만 제일 비싸고 잘 터지며 무제한인 걸로 쓰고 부모님은 제일 싼 걸로 하라 하셔서 이런 쌍방통화는 제대로 되지도 않아 수화기 너머로 엄청난 지지직 소리로 여보세요? 소리만 들리는 상황만 나오는 겁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제 힘으로 찾아야죠
층수는 다행히 금방 찾았습니다. 호텔 카드키 찍으면 로비나 공용시설층을 제외하면 카드키에 등록된 층만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걸 이용해 카드키를 찍고 모든 층을 눌러서 불이 들어오는 층에 도착했죠
문제는 호수인데, 호텔 복도가 꽤나 미로처럼 복잡하길래 기억을 더듬으면서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근데 어느 문이 시끌벅적하길래 어 뭐지 싶어 근처로 갔는데 복도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제 이름을 두 분이서 계속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 아닙니까
이유야 어찌되었던간에 일단 찾은 거 같아서 카드키 찍고 들어갔는데 두 분이 엄청 놀라신 체로 무슨 일 없었냐고 재차 물어보시는 겁니다
알고봤더니 어머니는 샤워하시느라 못받으신 거고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는데 인터넷이 너무 끊긴지라 제대로 된 소통이 안된 체 제 목소리만 지직거렸고, 거기다 얼마나 느렸는지 제가 보이스톡을 끊은 지 5분이 넘었음에도 아버지 화면엔 아직도 통화중인 걸로 뜨는 거지 않습니까?
네 부모님 입장에선 혼자서 이동하다가 어디 위험에 쳐해서 연락을 계속 하려 하는데 말도 제대로 안나오고 지지직 거리는 잡음만 들리는 호러틱한 상황으로 인지하셨던 겁니다
하지만 뭐 아무일 없이 돌아왔고 그 애타게 절 부르는 소리로 전 방도 알아서 찾아왔으니 메데타시 메데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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