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발자르기

냉동선인장냉동고 잡담

호러)발자르기

조회수 50

이제 할아버지도 돌아가셔서 더 이상 갈 일이 없게 되었지만, 그 시골 동네에 있던 '아시키리(足切り, 다리 자르기)'라는 기묘한 풍습이 문득 생각나네요.

그 동네는 어느 집을 가든 현관에 커다란 전정 가위가 놓여 있었어요. 집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다리 뒤쪽 허공을 가위로 '가닥'하고 한 번 잘라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죠.

어릴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 일 년에 한두 번 그 시골집에 가곤 했는데, 하루는 할아버지께 여쭤본 적이 있어요.

"왜 가위로 가닥가닥 소리를 내야 해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밖에서 좋지 않은 게 다리에 매달려 왔을지도 모르니까 그렇단다."

그게 귀신이나 뭐 그런 종류였을까요?

할아버지 댁에 한 번 가면 2~3일 정도 머물렀는데, 그동안 근처 산에 놀러 가거나 장을 보러 가느라 몇 번씩 외출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중 한 번꼴로 '아시키리'를 할 때마다 이상한 감촉이 느껴지곤 했어요. 가위날이 끝까지 닫히지 않고 허공에서 무언가에 걸려 멈추는 듯한 느낌 말이에요.

그럴 때면 할아버지가 가위를 뺏어 들고 힘껏 꾹 눌러 닫으시며 이렇게 중얼거리셨죠.

"......미안하구나. 데려갈 수 없고, 데려가지 않을 거다."

(할아버지 댁 현관 타일에는 검붉고 오래된 얼룩이 잔뜩 묻어 있어서 기분이 참 나빴는데, 그게 혹시 귀신의 피였을까요?)

그렇게 혼자 사시던 할아버지는 약 10년 전쯤, 안부를 확인하러 온 이웃 주민에 의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셨어요. (시골이라 문을 안 잠그고 사니까 그냥 들어갈 수 있거든요.)

사인만 보면 심근경색 같은 거였다는데, 할아버지가 방 안에서 돌아가신 뒤에 정원으로 이어지는 거실 창문 앞까지 질질 끌려간 흔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이 처음엔 그 이웃 주민을 의심했지만, 마을 어르신이 잘 말해줘서 좋게 마무리됐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부모님께 전해 들었습니다.)

이 사건과 그 '아시키리'라는 풍습은 무슨 관계가 있었던 걸까요?

생각해 보면 '아시키리'는 그 지역만의 풍습이었지만, 귀신이 하는 짓이 지역마다 다르지는 않잖아요. 어쩌면 우리도 외출 후 돌아오면 옷에 소독 스프레이를 뿌리고 손을 씻는 것처럼, 당연하게 '아시키리'를 해야만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u/LBEWM0oI5OgwieNyp9zeIzkmGW43/images/1777204428049_b3890ff2-c55e-4030-b843-e30396c9dfcb.jpg

https://x.com/kowainotsukko/status/2047993700723437835

물론 모큐멘터리 입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