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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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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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 베는 귀신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때는 2001년, 캡콤은 바이오하자드의 성공에 힘입어 새로운 바이오하자드 신작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 프로젝트는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바이오하자드였죠. 스핀오프로서 나름 참신한 방향성이었을겁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뒤바꿀 빅 뉴스가 떳으니,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2의 출시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1과는 비교도 안되는 스펙을 가진 최신 기기, 캡콤은 이 괴물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IP가 절실했기에, 기존 바이오하자드 프로젝트를 아예 새로운 IP로 갈아엎기로 결정, 이전에는 못했던 훌륭한 그래픽과 리소스를 맘껏 활용하면서 게임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게됩니다.

이게 바로 귀무자의 첫 탄생이었습니다.

귀무자는 플레이스테이션 2의 밀리언 셀러가 되어 크게 성공했고, 이어 귀무자 2와 3가 나오며 3부작이 완결, 추가로 신 귀무자까지 나오게 되나 시리즈가 장기화되며 생긴 매너리즘화와 PS2의 황혼, 개발진의 이탈, 강력한 경쟁작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귀무자 시리즈는 여기서 종결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 바이오하자드 리메이크로 재미를 좀 본 캡콤은 DLC로 엔딩을 팔아먹는 것보다 회사 지하 연옥에 묻혀있는 죽은 게임들을 부활시키는 것이 욕도 덜 먹으면서 꽤나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묻혀있던 데메크와 메가맨을 끄집어 낸 뒤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습니다. 다음은 뭘 꺼내지?

캡콤은 먼지투성이 IP를 하나 꺼낸 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반응을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웬걸, 반응이 나쁘지 않을 뿐더러 사람들이 신작을 내달라고 아우성치는겁니다.

그렇게 귀무자: 검의 길이 공개되었습니다.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귀무자: 검의 길은 주인공인 미야모토 무사시가 우연히 귀신의 견갑을 얻고 사건에 휘말려 환마과 싸운다는 내용의

액션 게임입니다. 원작 시리즈와는 연관성이 없는, 리부트의 방향성으로 개발되었죠.

과연 이번 신작으로 귀무자는 옛날의 명성을 되찾게 되었을 지, 오늘은 그 후기에 대해서 작성하겠습니다.

검호가 되기 전 귀신과 만난 남자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귀무자 시리즈는 원래부터 기존 역사와 유명한 위인들을 모티브로 만드는 일종의 다크 판타지 가상역사물이었습니다.

이번 신작도 미야모토 무사시의 젊은 시절을 다루며,

다른 유명한 유명인인 사사키 간류, 오노노 타카무라, 이즈모노 오쿠니 같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또한 일본의 옛날 괴담, 일화 등을 비틀어 스토리에 녹여낸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임에서도 일종의 문서로 그 점을 알려주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스토리가 괜찮았냐?

뭐랄까....좋게 말하면 한 편의 고전적인 사무라이 검극을 보는 느낌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많이 봤던 뻔한 이야기이구요.

이번 귀무자는 사실 다른 귀무자도 마찬가지지만 복잡하고 치밀한 서사보다는

단순하지만 쉽고 편한 서사를 택했습니다.

덕분에 스토리를 따라가기는 편하지만 전개가 예상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다만, 귀무자 특유의 잔혹하고 호러스러운 분위기는 이번 작에서도 유지를 했습니다.

기억합시다. 이 게임은 뿌리부터 호러 게임에서 시작했어요.

나름의 정체성을 기억하고 지키고 있어서 다행이죠.

하지만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이 스토리보다는 액션이 중요합니다. 뭣보다 스토리 보려고 사는 게임은

아닐테니까요.

사무라이는 검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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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무자 시리즈에서 전투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얼마나 적의 공격을 잘 대응하냐"입니다.

가드나 스킬로 적과 공방전을 벌이다가 큰 공격이 들어오면 잘 반격하여 공격을 먹이거나,

아예 일섬으로 반격해버리는 것이 큰 틀이었죠.

이번 신작에서도 기본적인 플레이는 유지하되, 현세대 액션 게임들의 요소를 흡수하고,

받아넘기기, 쳐내기, 회피 반격과 같은 액션들을 추가하여 공격에 대응하는 영역을 넓혔습니다.

이에 더해 주위 사물을 이용하거나, 적을 휘청이게 만들고 서로 부딪히게 만드는 등 상호작용 요소를 확장하여

다채로운 전투를 만들어냈습니다.

귀무자의 아이덴티티인 혼과 혼 흡수는 그대로 계승되었으며, 많이 흡수하면 효과가 커지되, 적이 혼을 빼앗아 먹을 수 있도록 하여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선택지로 만들어두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꽤 잘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어가 막 썰어넘기고 시원시원하게 무쌍하는 재미보다는

적의 공세를 반격하고 돌파해나가는 귀무자만의 재미를 잘 디자인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투에 대해 할 말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예술같은 보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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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귀무자 신작의 핵심, 귀무자의 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보스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보스가 각기 다른 명확한 기믹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파훼하면 큰 보상을 가져다주며, 플레이어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적당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격을 받아치거나, 잡기를 반격하고 그로기된 보스에게 붕괴 일섬을 먹이는 각 애니메이션들이

엄청난 퀄리티로, 전부 다르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엄청난 시각적 만족도를 가져다줍니다.

정리하자면, 개똥같이 플레이해도 개멋있게 보인다는겁니다.

애매하게 잘할 수록 귀무자는 어렵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의 액션에 대해서 설명할 때 주로 귀무자가 소울라이크 아니냐는 말에 긁혔을 때

이 게임은 데메크같은 액션 게임이다라는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죠.

'야 이 문드러진 화석같은 고대 게이머야.

공중에 띄워진 몬스터 머리를 밟으면서 3분동안 체공하고 있는 게임도 아닌도 데메크는 대체 어디서 나온거야?'

그런데 이 게임의 독특한 난이도 설계로 생각하면 얼추 맞는 말이더라구요.

일단 귀무자: 검의 길은 난이도가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가드의 성능이 훌륭하고, 캐릭터도 강화할 수 있으며, 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소모품이 있고,

심지어 스토리 중심의 쉬운 난이도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죠.

하지만 이 게임은 하드코어 액션 게이머들을 위한 파고들기 요소가 있습니다. 반격기인 일섬이 대표적이죠.

만약 당신이 겁쟁이처럼 아이템을 쓰지 않고, 일섬을 하는 멋진 나를 상상하며 플레이한다면 이 게임의 난이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가 전투에 녹아나있는거죠.

점점 더 멋있는 플레이를 갈구할 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건 데메크의 난이도 설계와 일맥상통합니다.

중요한 점은 앞서 말한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적과의 공방 설계가 별다른 보상이 없어도

플레이어가 '더 멋있게' 싸우도록 자연스럽게 유도 한다는 겁니다.

플레이어 학습이 중요한 액션 장르에서 이러한 장점은

이 게임이 굉장히 잘 만들었다는 것을 반증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 게임이 갓겜이냐? 이번 년도 고티냐?

그럴 순 없습니다. 메타크리틱 점수가 80점대인건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이제 그 이유를 한번 알아봅시다.

이 교토는 너무 지루해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 지도는 게임의 절반 동안 돌아다녀야 하는 오픈 필드 스테이지인 교토 동부입니다.

환마들과 사투를 벌이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활극은 여기로 돌아올 때마다 잠깐 멈춰서 지루한 잡일과 심부름을

해야 하죠.

게다가 카무로쵸의 야쿠자들을 보는 듯한 잡몹들의 스폰 구성과 특정 포인트에서만 가능한 빠른 이동,

특히 갈림길과 장애물로 거지같이 꼬아 놓은 길이 사람 피곤하게 만듭니다.

이런 오픈 필드 대신에 게임 전체를 스테이지 진행 방식으로 채워놓았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드네요.

무사시, 뺑이쳐라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이 게임의 사이드 컨텐츠는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공 안들인 사이드 퀘스트

좀 더 공들인 사이드 퀘스트

능력 해금 퀘스트

상자 찾기

수집품

바로 여러분이 즉시 상상해볼 수 있는 그런저런 심부름들이죠. 거의 필수적인 능력 해금 퀘스트를 제외하고는

다들 김빠지는 컨텐츠들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하는 원동력이 뭘까요? 바로 보상입니다.

열심히 뺑이 친 무사시에게 합당한 보상을 줬을까요?

사이드 컨텐츠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은 강화 재료, 스킬 업그레이드 재화, 부적, 외형인데

이러한 것들이 강화를 해주긴 하다만 게임을 극적으로 변화 시켜주지는 않다 보니,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별로 체감이 없습니다.

보상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거죠. 게임을 꼼꼼히 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있으나 마나한거고,

게임을 긁어먹고 싶은 사람에게는 재밌는 경험이기보다는 지루한 소일거리로 느껴질 뿐입니다.

얼굴 주름이 보여!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끝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꼭 언급하고 싶었던 게 이 게임 표정 묘사가 엄청납니다.

각 캐릭터의 연기도 엄청난데 여기서 엄청난 표정 묘사를 보여주니 컷신에서의 몰입감이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무사시가 굉장히 호감이고 캐릭터성도 뛰어나서 더 와닿기도 합니다.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때부터 느끼고 있는 건데 이제 캡콤은 캐릭터의 얼굴이나 표정을 묘사하는 데에서 극한에

다다른 것 같아요.

젠장 캡콤 난 네가 좋다

한 편의 호쾌한 검극 - 귀무자: 검의 길 후기

앞서 단점들을 언급하다 보니 좋은 게임으로 느껴지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럼에도 만약 액션 게임이 하고 싶다면 2026년 최고의 선택은 귀무자라고 답할 겁니다.

귀무자는 소울라이크가 점령하는 대 액션 게임 시대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새로운 젊은 팬 베이스도 만들었고,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싶은 캡콤의 의지가 이번 게임으로 느껴졌기에,

이번 귀무자: 검의 길을 귀무자 시리즈의 완전한 부활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직접 플레이한 개쩌는 최고난이도 필드보스전을 올리며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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