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3초소

미네바 암시장 👻오싹오싹 납량썰

두개의 3초소

조회수 270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고성 해안소초에서 복무를 했었습니다. 먼저 설명을 하자면, 해안소초는 해안과 그 일대를 감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초마다 맡고 있는 지역이 있고, 소초에서 관리하는 여러 개의 초소가 존재합니다. 제가 복무했던 소초는 절벽 일대라 꽤 파도 소리가 크게 들렸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당시에는 꽤 이상하다 느꼈던 일이 생겼습니다. 당시 사단장님이 방문하셔서 직접 저희 감시 구역을 둘러보셨습니다. 시간대는 해가 진 저녁이었고, 저희는 사단장님 방문 덕분에 초소에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아니라 몇 개의 초소만 지정해서 투입했죠. 사단장님은 이때 소초를 둘러보신 후, 투입한 저희를 격려하기 위해 초소도 둘러보며 저희가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보러 오셨었습니다.

사단장님이 돌아가신 후, 간부님들이 사단장님께 칭찬받은 초소 인원들을 찾으셨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죠. 이상함을 느낀 저희가 간부님께 '잘못 들으신 것 아니냐'고 여쭤보자, 소초장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하셨습니다. "3초소에서 경례도 잘하고 열심히 감시하고 있어 초코파이도 주고 왔다고 하시더라."

그때 저희는 3초소가 하나가 아닌 두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과거에 어떤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사용하지도 않고, 그 후 관리도 하지 않아 폐초소가 된 '구 3초소'가 있었던 것입니다. 평소 파도 소리가 굉음처럼 들리던 절벽이었는데, 유독 그 폐초소 근처에만 가면 소리가 잦아드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곤 했습니다. 저희는 사단장님이 착각하셨다고 믿고 싶었지만, 사단장님께 초코파이를 받은 인원이 아무도 없어 혹시나 싶은 마음에 다음 날 아침 순찰(철검) 때 '구 3초소'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바닥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는, 버려진 초코파이 봉지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3초소의 정적 속에 남겨진 초코파이 봉지만을 확인한 채, 말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과연 사단장님이 만난 건 누구였을까요? 단순히 여러 곳을 둘러보느라 헷갈린 사단장님의 착각이었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그곳을 떠나지 못한 병사였을까요?

6